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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일상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 / 수 클리볼드(홍한별) / 반비

by YuAn's Mom 2023. 8. 21.

책 소개

 

1999년 4월 미국 콜럼바인 총격사건 가해자 중 한 명의 어머니인 수 클리볼드가 작성한

가해자 딜런이 태어나서 사건을 벌이기까지의 17년과 사건 이후의 17년간의 이야기

 


서평

 

이 책은 콜럼바인 고등학교 총격사건의 가해자 딜런의 엄마가 쓴 에세이로,

같은 학교 학생과 교사 13명을 죽이고 24명에게 부상을 입힌 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가해자 딜런의 성장이야기와 총격사건 전후의 이야기가 서술되어 있다.

 

같이 아이를 키우는 엄마인 이웃사촌이

생각할 거리가 많다며 추천해 주어서 이 책을 알게 되었다.

 

우리는 주로 비극의 가해자에게 가정문제가 있었을 거란 가정을 당연시하게 된다.

하지만 저자는 평범한 가정 안에서

뇌 건강 문제로 인한 참사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

그 참사가 왜 일어난 지가 아니라 어떻게 일어났는지를 주목하고 방지해야 한다고 말하는 점 등이

정말 많이 생각할 거리를 제공해 주었다.

 

물론 저자는 엄마의 입장에서 썼기 때문에

자신의 아들의 행동을 인정하면서도,

자기 방어적인 태세를 띄거나 함께한 친구에게 더 책임을 묻는 등

약간 불편한 점도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가해자 가족(그 사건에는 아무 연루가 되어 있지 않는, 또한 자신의 가족이 그럴 거라 생각하지도 못한 가족)이

겪는 정체성 혼란과 가해자 가족의 입장,

사회가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 큰 방향을 제시해 준다는 점 등이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를 많이 제공하기에

불편한 부분이 있음에도 왜 타임스가 부모 필독서로 추천하였으며,

왜 이토록 많은 추천사가 달려 있는가 알게 해주는 책이다.

 

무거운 주제의 책, 특히나 실화를 바탕으로 한 포스팅을 할 때면

함부로 내 의견을 달거나 평가하기가 어렵지만,

개인적으로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는 2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책 자체가 주는 이야기의 힘과 생동감 때문이다.

미드를 보는 듯 생생한 전달감에 단숨에 읽힐뿐더러,

그런 생생한 전달감 덕분인지

많은 사람들이 희생당한 이야기임에도 나와 관련 없으므로 지나쳐 갈 수 있는 이 이야기가

참담하고 마음이 아프게 전달되어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하게 되고 나아갈 방향을 생각하게 된다.

 

두 번째는 옮긴이의 말에 홍한별 작가님이

육아의 모든 책임을 부모에게 돌리는 문화 속에서 아이를 키우면서 불안하고 답답할 때

주디스 리치 해리스의 [양육 가설]이라는 책이 가장 도움이 되었다고 하였는데,

나에게는 이 책이 그러하였다.

 

 

사회적으로 자녀의 잘못을 인정하지 못하는 부모들이 많은 것이 안타깝다.

그들을 욕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나도 그렇지 않은지 돌아봐야겠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사람 속은 모른다는데 나는 내 자녀에 대해 다 안다고 교만한 것은 아닐까?

작은 변화에도 세심하게 관찰하고 기회가 될 때 한 번이라도 더 따뜻하게 안아주어야겠다.

기쁜 일뿐만 아니라 어려운 일도 함께 나눌 수 있는 엄마가 되고 싶다.

자녀를 내 소유물이나 성적표로 여김으로 자녀의 잘못을 인정하지 못하는 부모가 아니라,

자녀를 한 사람의 인격으로 인정해 주고

그의 잘못에도 그를 사랑하지만 잘못은 꼭 짚어 넘어가 줄 수 있는

현명한 부모가 되고 싶다.

이런 결심을 잊을 때마다 이 책을 기억하며 마음을 다잡아야겠다.

그리고 우울증에 힘들어하는 나의 엄마를 더 이해하게 되었고, 

엄마로서 자녀를 안아주는 것뿐만 아니라

딸로서 우리 엄마도 꼭 안아주어야겠다.

 

 

더보기

책을 일으며 기억에 남았던 이야기들

 

조이너 박사가 이야기하는 오랫동안 겪었을 때 자살로 죽고자 하는 욕망이 생기는 2가지 심리 상태

1. 좌절된 소속감 (나는 혼자야)

2. 스스로를 짐이 되는 존재로 생각하는 것 (내가 없으면 세상이 더 나아질 거야)

이런 사람들이 자신의 보존 본능을 넘어서는 단계에 들어서면(나는 죽는 게 두렵지 않아)

위험이 임박했으며 자살에 이를 수 있다.

 

나는 기질적으로 가르치는 사람이다. 내가 알고 신경 쓰고 소중히 여기는 것들은 모두 아이들에게 쏟아 부었다. 슈퍼에 갈 때도 그냥 냉장고를 채울 식품들을 사는 게 목정이 아니라 아들들에게 신선한 사과를 고르는 법을 가르치고 사고를 기르느라 고생했을 농부들을 생각하고 과일과 채소가 건강하고 튼튼한 몸을 만든다는 것을 일깨우는 기회로 삼았다. '암적색', '선홍색' 같은 단어들을 알려주는 기회, 과일을 바구니에 살살 담는 법을 알려주는 기회, 계산할 물건이 적은 할머니에게 계산대 순서를 양보하거나 계산원과 눈을 맞추며 예의바르고 "고맙습니다"라고 알려주는 기회, 주차장에서 다른 차를 조심하며 쇼핑카트를 제자리에 가져다 밀어 넣는 법을 가르쳐주는 기회로 삼았다.

 

무릎을 다치면 걸을 수 없을 지경이 될 때 까지 병원을 찾이 않고 내버려 두지 않는다. 관절에 얼음찜질을 하고, 다리를 높이 괴고, 운동을 쉬다 며칠이 지나도 차도가 없으면 정형외과에 간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정신건강 문제에 있어서는 진짜 위기가 닥치기 전에는 병원을 찾지 않는다.

아무도 다친 무릎을 의지와 용기로 낫게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 않지만, 정신의 고통에 대해서는 낙인을 피하려고 스스로 벗어날 방법을 찾으려고만 한다.

 


책과 함께 볼 만한 영화

 

2011년 작품 < 캐빈에 대하여 >

 
케빈에 대하여
자유로운 삶을 즐기던 여행가 에바에게 아들 케빈이 생기면서 그녀의 삶은 180도 달라진다. 일과 양육을 동시에 해내야 하는 에바의 삶은 케빈의 이유 모를 반항으로 점점 힘들어져만 간다. 에바는 가족 중 유독 자신에게만 마음을 열지 않는 케빈과 가까워지기 위해 애쓰지만 그럴수록 케빈은 교묘한 방법으로 에바에게 고통을 준다. 세월이 흘러 청소년이 된 케빈은 에바가 평생 혼자 짊어져야 할 끔찍한 일을 저지르는데..
평점
8.1 (2012.07.26 개봉)
감독
린 램지
출연
틸다 스윈튼, 에즈라 밀러, 존 C. 라일리, 시옵한 폴론 호겐, 애슐리 게라시모비치, 레슬리 라일스, 로렌 폭스, 수제트 건, 제임스 천, 안소니 델 네그로, 알렉스 마네트, 조셉 베실, 폴 다이오메드, 토드 프레데릭스, 마크 엘리엇 윌슨, 존슨 총, 안나 쿠츠마

2011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에 노미네이트 된 작품이자,

주연 배우 틸다 스윈튼이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 된 작품이다.

아마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와 함께 가장 많이 거론되는 작품 일 것이다.

영화와 책의 시작은 다르지만

(준비되지 못한 상태에서 아이를 가지게 되어버린 영화 주인공 에바,

이미 큰 아이가 있는 상태에서 축복 속에 아이를 가진 수 클리볼드)

 

부모가 자식이 저지른 행동을 깊이 속죄하면서도 자식에 대해 변함없는 사랑을 유지하는 일이,
자식에 대한 책임을 부정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용기가 필요한 일임을 알 것 같다.

라는 수 클리볼드의 고백처럼

아들의 죄를 인정하지만 엄마이기에 사랑할 수밖에 없는

'엄마'의 무게를 보여주는 부분에서는 공통점이 있다고 생각된다.

 

 

 

2016년 작품 <아임 낫 어쉐임드>

 
아임 낫 어쉐임드
-
평점
1.0 (2016.01.01 개봉)
감독
브라이언 보
출연
메이시 맥레인, 벤 데이비스, 세이디 로버트슨, 코리 로버트슨, 제니퍼 오닐, 벨라 로버트슨, 재키 벨라스케즈, 테리 민턴, 빅토리아 스테일리, 마크 도허티, 저스틴 콘, 낸시 스태포드, 존 뉴버그, 베스 니모


실화를 바탕으로 하다 보니 영화자체에 논란도 있고,
 A급 퀄리티의 영화는 아닐지라도
끝까지 자기의 믿음 안에서 주님을 붙잡은 어린 크리스천을 볼 수 있는 것만으로 만족할 수 있는 영화이다.
기독교인이 아니라면 불편한 점이 있을 수 있지만,
가해자 입장에서의 책과 피해자 입장에서의 영화를 비교해서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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