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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일상

슬픔이여 안녕 / 프랑수아즈 사강 (김남주옮김) / 아르테

by YuAn's Mom 2024. 9. 9.
 
슬픔이여 안녕
_ 열여덟에 이 소설을 썼던 사강은 그래서 행복했을까 그런 만큼 불행했을까. 이 소설의 이 제목 이후로 내게 ‘슬픔’이란 아는 줄 알았는데 전에 없이 모르는 감정이 되었다. ‘안녕’도 역시. 마중하고 배웅하는 말이라지만 산다는 건 안녕? 하고 왔다가 안녕! 하고 가는 거니까. 강렬하면서도 복잡한 모든 감정을 직접 겪어내게 한다는 의미에서 읽으면 내가 좋아지는 소설!_김민정(시인) _ 인생이 100가지의 색깔로 이루어졌다면, 사강은 아흔 가지 이상의 색을 고루 사용해본 사람이다. 비범하다는 것은 그런 것이 아닐까? 그녀는 어린 나이에 어쩌다 우연히 히트작을 낸 게 아니다. ‘천재적인 재능’이 있다._박연준(시인) _ 모든 문장이 파괴적이다. 이렇게 강렬했던가? 프랑수아즈 사강이 『슬픔이여 안녕』을 썼던 열여덟과 주인공 세실의 나이 열일곱 사이 언젠가 처음 읽었던 이 소설을, 세실의 아버지가 결혼하기로 마음먹었던 상대인 안의 나이에 다시 읽는다. 싫어했던 여자를 이해한다. 이해했던 여자를 두려워한다. 파국을 맞아들이는 이 감각을, 다시 겪는다._이다혜(작가, 『씨네21』 기자) 요란하고 화려한 삶 이면의 또 하나의 우주 사강이 ‘평생에 걸쳐 사랑한 그 무엇’, 문학 김남주 번역가의 유려하고 감각적인 번역으로 나왔던 『슬픔이여 안녕』이 아르테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세계문학 시리즈인 ‘클래식 라이브러리’의 첫 번째 작품으로 다시 출간되었다. 『슬픔이여 안녕』은 사강에게 ‘문단에 불쑥 등장한 전대미문의 사건’, ‘매혹적인 작은 괴물’이라는 수식을 안기며 또 다른 천재 작가의 출현을 알린 데뷔작이자 사강 문학의 정수를 이루는 대표작이다. 열여덟 살의 대학생이 두세 달 만에 완성한 이 소설은 프랑수아 모리아크를 비롯한 쟁쟁한 문인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비평가상을 받았고 전후 세대의 열광 속에 ‘사강 신드롬’을 일으키며 일약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모리아크가 “첫 페이지부터 탁월한 문학성이 반짝이고 있다”고 평한 이 작품은 아버지의 재혼이라는 사건 앞에서 자기 내면의 낯선 감정과 마주하게 된 10대 후반의 섬세한 심리를 더없이 치밀하고 감각적으로 그려내며 어느새 파국으로 치닫는 과정을 간명하고 예민한 필치로 보여 준다. 책에는 40여 년이 지나 『슬픔이여 안녕』을 쓰던 때를 돌아보며 쓴 사강의 에세이와, 프랑스 비평가 트리스탕 사뱅이 촘촘하게 사강의 삶을 그리는 글을 함께 실어 탐닉과 몰아의 경지에서 자신을 끝까지 불태웠던 한 천재의 다양한 면면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문학과 더불어, 단어와 더불어, 문학의 노예이자 대가인 이들과 더불어 스스로를 담금질하는 것 외에 달리 길이 없었다. 문학과 함께 달리고, 그 높이를 가늠할 수 없는 문학을 향해 기어올라가야 했다. 그러니까 그것을, 조금 전 읽고서도 내가 결코 쓰지 못할, 하지만 너무나 아름다워 같은 방향으로 달리지 않을 수 없는 그것을 향해.”(프랑수아즈 사강) ‘매혹적인 작은 괴물’, ‘문학계의 샤넬’, ‘열여덟 살 난 콜레트’. 사강을 수식하는 수많은 문구에서 알 수 있듯 사강은 등장과 동시에 자유로운 성, 속도감과 우아함을 동시에 갖춘 문장의 아이콘으로, 한 시대의 상징으로 떠오른다. 20세기를 열광시킨 이 작은 괴물은 말년까지도 쉼 없이 작품 세계를 연마하며 열정적으로 창작 활동을 이어가는 한편, 속도와 알코올, 도박과 약물에 탐닉하는 자유분방한 삶으로도 유명세를 치렀다.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는 말로 집약되는 사강의 삶은 소진과 탐닉으로만 이루어진 듯하지만, 사실 사강의 삶을 지탱한 것, 사강이 끝까지 고수한 것은 오로지 문학뿐이었다. 그리고 사강이 쓴 모든 작품들의 기원, 사강 문학의 성소가 바로 『슬픔이여 안녕』이다. 문학적 재능이 반짝이는 대담하고 섬세한 심리 묘사와 인간 본성에 관한 치밀한 성찰, 지극히 효율적인 구성, 독특한 인물들은 그 누구와도 다른 사강만의 문학 세계를 잘 보여 준다. 특히 ‘슬픔’이라는 삶에서 처음 마주하는 감정에 관한 성찰과, 그것을 받아들이며 어른의 세계로 입문하는 주인공의 내면에 관한 묘사에서 사강의 문학성은 빛을 발한다.
저자
프랑수아즈 사강
출판
아르테(arte)
출판일
2023.03.31

 

 

독서모임 추천으로 접하게 된 책

 

프랑수아즈 사강이 주인공 나이 때에 쓴 에세이 소설이라고 한다.

10대 후반~20대 초반의 그 감성을 

그 나이에 정말 잘 표현한 것 같다.

 

나를 줄곧 떠나지 않는 갑갑함과 아릿함, 이 낯선 감정에 나는 망설이다 슬픔이라는 아름답고도 묵직한 이름을 붙인다. 이 감정이 어찌나 압도적이고 자기중심적인지 내가 줄곧 슬픔을 괜찮은 것으로 여겨왔다는 사실이 부끄럽게 느껴진다. 슬픔, 그것은 전에는 모르던 감정이다.

 

소설의 첫 페이지

책을 마지막까지 본 뒤에 다시 읽으면 여운이 많이 남는다.

번역마다 이 부분이 특히 다른데,

사람들마다 좋아하는 번역이 달라서

시간이 된다면 다른 번역을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그는 정절, 진지함, 약속 같은 개념을 철저히 거부했다. 그런 것들은 현실성도 없고 지킬 수도 없다고 내게 설명했다."

"당시 나는 저속하고 부도덕한 삶을 이상으로 여겼다."

주인공 세실과 아버지의 삶에대한 태도와 성격에 대해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이 부분만 보면 아빠가 그저 무책임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 사실은 세실도 인정했던 부분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 자신을 인정하고 우선순위에서는 세실을 1위로 두었다는 부분이

세실도 나도 아빠를 인정하는 부분이다.

나도 나의 부족함을 인정할 수 있는 엄마가 되고 싶다.

 

그럼에도 나는 오랜 친구를 잃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엘자와 대화를 나눈 뒤, 세실이 감정인데

나는 오랜 친구라는게 엘자가 아닌 안느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순간 나는 문득 깨달았다.
내가 공격한 대상이 하나의 추상적 개념이 아니라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살아 있는 개체였음을.

 

나는 왠지 이 구절을 보면서

왕따나 인터넷 악플들이 생각났다.

그들도 깨달았으면 좋겠다. 추상적 개념이 아닌 살아 있는 개체인 것을 말이다.

 

잘못인 줄 알지만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였고, 어린 나이 특유의 허세와 회피가 깃들어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해버린 세실,

이런 세실을 밉지많은 않게

그리고 고민하는 세실의 심정을 섬세하게 표현한

사강의 필력이 놀라웠다.

 

괜히 [르 몽느] 100대 소설에 꼽히고,

계속 읽히고 읽는게 아닌가 보다.

 

정말 소중한게 무엇인지 못 알아보고 놓치고 있어 보이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있다면 추천해 주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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