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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일상

체공녀 강주룡 / 박서련 / 한겨례출판사

by YuAn's Mom 2023. 12. 12.
 
체공녀 강주룡
제23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체공녀 강주룡』. 새롭고도 단단한 상상의 힘으로 미처 제대로 주목받지 못했던 역사 속 인물, 강주룡을 지금의 우리 곁으로 소환한다. 1931년 평양 평원 고무 공장 파업을 주동하며 을밀대 지붕에 올라 우리나라 최초로 고공 농성을 벌였던 여성 노동자 강주룡의 일생을 그린 전기 소설이다. 1901년 평북 강계에서 태어난 강주룡은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서간도로 이주한다. 스무 살이란 늦은 나이에 다섯 살 연하의 최전빈과 혼례를 치른 주룡은 독립군의 뜻을 품은 전빈을 따라 서간도 통의부에 있는 백광운 장군 휘하 독립군 부대에 들어간다. 하지만 전빈과 동료들과의 불화로 6개월 남짓의 독립군 활동을 끝내고 산을 내려가 친정으로 돌아간다. 반년 뒤 전빈의 위독함을 듣고 달려가지만 끝내 그의 임종을 지켜보게 된다. 전빈의 죽음을 알리러 간 시가에서 ‘남편 죽인 년’으로 욕을 먹고 ‘살인 죄’로 고발까지 당해 감옥에 갇히지만 이후 증거 부족으로 풀려난다. 하지만 그런 주룡이 부끄러운 아버지가 가족을 데리고 사리원으로 이주하고, 이후 논밭 서너 마지기를 받고 지주에게 시집보내려는 부모의 뜻을 알아챈 주룡은 도망치듯 평양으로 가게 되는데…….
저자
박서련
출판
한겨레출판사
출판일
2018.07.18

 

 

 

일제 강점기

평양에 있었던 한 여성 노동자의 이야기이다.

 

체공녀가 무슨 뜻일까?

책을 다 읽고 마지막 페이지에 가서야 알았다.

실제 주인공의 실린 기사의 제목

'을밀대상의 체공녀'

 

전 주에 '알로하 나의 엄마들'을 읽어서인지 

비슷한 점, 다른 점을 찾으며 재미있게 읽은 소설이었다.

 

재미있게 읽었다고 하기엔 시대적 배경이 미안하지만

작가님이 정말 재미있게 적어주신걸 무어라 말해야 할 지 모르겠다.

 

 

 

29쪽. 혼인이란 것은, 부부가 된다는 것은 동무를 갖는 일이구나.

죽어도 날 따돌리지 않을 동무 하나가 내게 생긴 것이구나.

92쪽. 그제야 주룡은 힘겹게 인정한다. 전빈이 끝내 숨을 거두었다는 사실을.

평생을 함께하리라 생각한 동무를 막 잃었다는 사실을.

163쪽. 또 동무를 하나 잃었네.

마음을 내주었던 주룡의 쓸쓸함이 간단한 한마디에서 사무치게 전해온다.

 

 

33쪽. 집에 두던 머슴아이도 다 내보낸 게 몇 년 전이라면서

집안에 그나마 일꾼 노릇 할 사람 들어온 걸 싫다면 어쩌자는 것인가.

홍삼이 이야기도 비슷한 맥락이다.

그 아니면 살 수 없으면서도 끝없이 가스라이팅하는 가부장의 모습

어쩌면 노동자에게 일 시켜놓고

인텔리한 척 노동자들의 돈을 쓰는 관리자의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사회노동운동을 하는 이들도

하와이에서 일하는 이들도

노동자에겐 이념보다 중요한 것은 당연한 권리인데

이념다툼으로 피흘리는 것은 결국 노동자라는게 마음이 아프다.

 

 

 

153쪽. 자라서 무엇이 될지 생각해본 적이 없다. 그저 하루하루 살았다. 살아 있기는 고되고도 즐거운 일이었다.

살아 있기만 해도 바빠서 눈코 뜰 새가 없었다. 장차 무엇이 되고 싶은지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무엇이 될 수 있는지 가르쳐주는 이도 없었다.

180쪽. 여직공은 하찮구 모단 껄은 귀한 것이 아이라는 것.

다 같은, 사람이라는 것. 고무공이 모단 껄 꿈을 꾸든 말든, 관리자가 그따우로 날 대해서는 아니 되얐다는 것.

202쪽. 틀렸다 하신들 여러분이 부인에겐 이런 배움의 기회를 주지 않고 혼차서 예 와 있는 것은 변하지 않습네다.

121쪽. 누구에게도 무엇에게도 마음을 빼앗기지 않을 것이다.

주룡의 삶이 점차 주체적으로 변하는 모습이 멋지다.

나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 돌이켜 보게된다.

힘들게 쟁취한 것들을 손쉽게 쥐다 보니 하찮게 여기고 있지 않은가 반성하게 된다.

 

 


같이 읽으면 좋을 책

 
알로하, 나의 엄마들
따스한 손길로 마음을 어루만지는 이 시대 선한 이야기꾼 이금이 작가의 장편소설 『알로하, 나의 엄마들』. 사진 한 장에 평생의 운명을 걸고 하와이로 떠난 열여덟 살 주인공 버들과 여성들의 삶을 그린 이 소설은 백여 년 전 일제 강점기 시대의 하와이라는 신선하고 새로운 공간을 배경으로, 이민 1세대 재외동포와 혼인을 올리고 생활을 꾸려 가는 여성들의 특별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주인공인 열여덟 살 버들은 일제 강점기 경상도 김해의 작은 마을에서 살고 있다. 아버지는 일제에 대항해 의병 생활을 하다가 목숨을 잃고 어머니 혼자 버들과 남동생들을 키워 냈다. 양반의 신분임에도 버들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남자 형제들과 달리 학교에 가지도 공부를 하지도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사진결혼을 권하는 중매쟁이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저자
이금이
출판
창비
출판일
2020.03.25

 

같은 시대 여성이 주인공인 소설

하지만 이름처럼 너무나 다른 삶을 살아가는 두 여인

주룡인 북으로 간도로, 버들인 남으로 하와이로

평양에서 여성 노동자로, 하와이에서 이주민 여성 노동자로

그렇다해도

남편 먼저 보내고 가족과 떨어졌지만 노동자의 삶을 위해 희생하는 주룡

남편도 아이들도 돌보기 위해 희생하는 버들

살아가는 모습이 비슷한 두 주인공

 

공통점, 차이점을 비교하며 같이 읽으면 더 풍성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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